4. 이중섭 편지와 그림들 - 이중섭

이중섭 이름은 생소할지 몰라도 이중섭의 흰 소 그림은 누구나 한 번은 보았을 것입니다. 전형적인 눈이 크로 맑은 그런 소의 이미지를 벗어나 마르지만 힘차고 역동적인 느낌을 주는 작품입니다. 한참 미술계를 시끄럽게 했던 이중섭 위작 논란이 있던 시기에 도대체 어떤 그림이기에 나라를 흔드는지 궁금해서 구입하게 되었습니다. 



작품에 대한 설명으로 꽉 차 있을 것 같은 예상과는 달리 이중섭이 일본으로 건너간 아내와 아들들에게 보낸 편지를 바탕으로 엮은 책으로 일제 강점기 시대적 배경 가족과 떨어져 사는 한 인간의 외로움 가난한 예술가의 모습을 엿볼 수 있습니다. 소소한 일상과 가족들에 대한 감정을 느낄 수 있고 언제 그림을 어떻게 그리게 되었는지 확실한 고증을 편지를 통해 알 수 있습니다. 


캄캄한 밤에 스탠드 조명 아래서 읽은 이중섭의 편지는 나를 왠지 남의 연애편지를 몰래 읽는 설렘과 부끄러움 남에게 들키지 전에 얼른 읽어야 하는 묘한 긴장감을 주기에 충분합니다. 이렇게 애정을 듬뿍 담아 아내에게 한 두번도 아니고 지속적으로 편지를 쓸 수 있다. 이 남자 정말 달콤하다. 


진정으로 사랑이 무엇인지를 아는 남자라고 생각됩니다. 편지마다 변하는 부인의 애칭들과 닭살이 돋지만 순수한 표현들은 정말 책을 보는 나를 오글오글하게 만들기 충분합니다. 


나의 소중하고 소중한 사람 멀리 떨어져 있어도 언제나 내 마음을 기쁨으로 채우고 끝없이 힘을 불어넣어 주는 내 마음의 아내 다정한 남덕군. 나의 귀여운 나의 기쁜의 샘 가장 아름다운 나의 아내 소중한 소중한 나의 남덕 군. 평안남도 평원에서 지주의 3남애 중 막내로 태어나 풍요롭게 살다가 가세가 기울어져 가난하게 살았어도 일본 유학 시절 만난 일본인 야마모토 마사코 한국 이름은 이남덕 결혼할 때 주위의 눈총도 제주도 단칸방에서 네 식구가 살아도 행복한 그림을 그렸던 그였습니다. 



가난하지만 언젠가는 만날 수 있다는 희망으로 하루하루를 버티며 일본 이민 절차가 모든 일이 순조롭게 진행되어 가던 중 조국은 1945년 8월 15일 해방을 맞게 되고 일본이 패망하면서 이중섭은 가족이 있는 곳으로 건너 갈수가 없게 됩니다. 이 계기로 깊은 절망감을 느낀 그는 스스로 자신만의 세계로 들어가 나오지 않게 됩니다. 그는 불행하지만 그림은 격렬함 집념 광기 환상 우직함 고독 등 다양한 감정들을 표현하며 지금 우리가 모두 알만한 작품이 완성되게 됩니다. 


모든 사람들이 원하는 조국의 해방은 개인 이중섭에게는 아픔을 주었고 평생 힘들고 불행하게 한 사건이 되었습니다. 지금은 우리가 상상하지도 못한 역사의 아픔을 온몸으로 느끼며 작은 개인의 행복도 허락되지 않은 시대적인 양날에 검에 그는 그렇게 쓰러졌습니다. 


시대적인 배경과 가족의 이별로 스스로 미쳐간 그에게서 미치지 않고서는 그 시대는 견딜 수가 없었다는 느낌을 받고 슬펐습니다. 


미술계의 큰 별이 너무 허무하게 사라졌고 그렇게 힘들게 살다 갔는데 지금은 위작 논란으로 그가 다시 큰 관심을 받는 게 미안하며 한탄을 일으키게 했습니다. 우리는 정말 예술가를 아끼고 사랑하는지를 물어보고 싶습니다. 독립운동은 하지 않았지만 자신들만의 총 칼로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며 묵묵히 그 시대의 자화상을 표현했던 그들에게 우린 너무 무관심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고흐, 클림트 모네 전시장은 여러 번 가서 감탄은 금치 못하고 너무 좋아했지만 한국 화가의 전시는 항상 볼 수 있는 핑계로 무관심한 제 자신도 부끄러웠습니다. 


천재화가 이중섭의 일상생활을 알 수 있고 그가 얼마나 다정다감한지를 알 수 있어 개인적으로 기쁜 책입니다. 한국 미술도 많은 애정을 가져야겠다는 결심을 했습니다.


3. 스물아홉 생일 나는 죽기로 결심했다-하야마 아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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